PM - 군대없는 장군(The General without Corps)
PM에 대하여 설명하고자 했던 게 본의 아니게 제약시장에 대한 설명으로 빠진 것 같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PM에 대하여 본격적으로 수박겉핥기를 계속해보자.
PM에 대한 정의나 설명은 PM에 대하여 언급하는 연구자의 수 만큼이나 많다.(읽을 수록 실속은 없는 영어식 표현) 그 수많은 정의나 설명 중에서 가장 본좌의 맘에 드는 설명이 있다면 바로 “The General without corps”이다. 번역하자면 “군대없는 장군” 정도 되겠다.
본좌가 생각하기에 PM에 대하여 이렇게 잘 설명한 말은 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PM의 특징과 한계를 잘 축약한 표현이라고 하겠다. 그렇다면 왜 그런지 알아보자.
첫째, 장군!
심신이 건강하고 이렇다할 빽이 없는 혹은 빽이 있음에도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4대 의무 중 하나인 국방의 의무에 충실하고자 하는 애국심에 불타는 남성이라면 누구나 군대생활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본좌는 5만 촉광에 빛나는 소위 계급장을 달고 대한민국 육군 장교로 임관하여 중위로 명예전역하느라 본의 아니게 장군을 먼 발치에서 본 적이 있다. 쿨럭~!
사단장 부관으로 군복무를 했던 동기녀석의 말에 의하면 영관에서 장군이 되면 무려 100여가지가 달라진다고 한다. 각종 호칭, 업무, 복식, 차량, 권한 등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요즘은 없어졌을 공관병(비인가 보직 병사)들이 빤쓰에 런닝에 양말까지도 다려서 각잡아가지고 요일별로 구분해 준다고 한다. 쿨럭~!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병과가 없어지는 것”이라고 하겠다. 장군을 나타내는 영단어가 “General”인데, “General”을 형용사로 보면 “일반적인”이라는 뜻이다.
즉 환언하면 영관급까지는 소위 임관 시부터 부여받은 보병, 포병, 기갑, 공병, 통신 5개 전투 병과 혹은 부관, 정보, 병기, 경리, 수송, 헌병, 항공, 법무, 의정, 병참 등의 비전투 병과 마크를 가슴에 달고 관련 병과 업무만 잘 하면 되지만, 장군으로 진급함과 동시에 병과가 없어지면서 “일반적인” 모든 군관련 업무를 잘해야 한다는 말이다.
PM도 이와 마찬가지로 예산 기획, 집행 등과 관련한 각종 특권을 누리게 되며(물론 권리가 있는 만큼 책임도 크다), 주요 업무진행을 위해 “일반적인” 모든 업무를 수행해야만 한다.
둘째, 장군의 숫자!
대한민국 육군은 60만 대군에 약 500명의 장군이 있으며, 이중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 참석하는 장군의 숫자는 약 130명 내외이다. 전체 육군 중 극소수인 장군과 마찬가지로 PM 역시 제약업계 종사자 중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대충 때려맞춰 보자.
2007년 1월 기준으로 제약업체(GMP인증업소)의 숫자는 230개, 이중 마케팅 조직을 갖추고 있는 제약업체의 숫자는 약 50%, 이중 평균적으로 7~8명의 PM이 있다고 가정할 경우 862명으로, 최대한 많이 잡는다고 해도 1,000명을 넘지는 못할 것이며, 이중 정신차리고 밥값하는 PM은 아마도 1/3 수준인 300명 내외가 아닐까 한다.
이는 2006년 12월 기준 제약업계 종사자 숫자 65,000명의 약 1.53%에 해당한다.
셋째, without corps!
하지만 PM은 장군과 다르게 예하 직속부대를 가지지 않는다. 사실상 장군의 힘은 명령 한마디에 죽음도 불사하는 예하 직속부대로부터 연원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PM은 수족처럼 부릴 수 있는 예하 조직이 없다는 점에서 장군스럽지 못하며 이것은 곧바로 PM의 한계 혹은 과제를 의미한다.
현재 대다수 국내 제약사들의 경우 영업조직은 전품목 소지역 담당제, 마케팅조직은 소품목 전지역 담당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이는 마치 날줄과 씨줄처럼 상호유기적으로 작용하여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만들어진 조직체계이나, 여러 면에서 영업조직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다국적 제약사들의 경우 Task Force, Project Team 혹은 상시 체제로 PM 직속의(PM 담당품목만 판매하는) MR(Medical Representatives)을 두고 보다 강력하게 PM의 의도대로 판촉을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국내제약사들과 달리 마케팅조직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잘 대변해주는 우스갯 소리를 하나 하자면 국내사 PM들은 영업 때문에 일하기 힘들다고 하고, 다국적 제약사 MR들은 마케팅 때문에 일하기 힘들다고 한다. ㅎㅎㅎ
오늘은 여기까지~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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