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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블로그 주인장 Choi PM 입니다. 본 블로그는 제가 정신줄 놓기 전에 제약 PM업무와 관련한 정보와 노하우를 기록해 보고자 만든 공간입니다. 블로그를 통해 제약업계의 여~러분과 좋은 인연되길 바랍니다.^^ flanaria@naver.com Since2007/10/14 Choi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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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경영이야기에서 발행된 최근 글입니다.
이번에도 역시 일본전산 이야기인데요.^^
저자 분께서 일본전산 책을 계속 읽고 계신가 봐요. ㅎㅎㅎ

안되는 이유를 찾는데 시간을 소비하는 것...
가장 지양해야 할 일임에도 실제로는 많은 부분에서 비일비재한 일이기도 합니다.
PM도 이유는 정말 많죠.
하지만 스스로 그것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했는지 반성해야 할 문제입니다.
물론 투자할 자원량, 소요시간, 기대효과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야 겠습니다만,
안되는 건 없죠.
다만 자원량이나 시간 등이 과다하게 소요되거나 합법의 범위를 벗어나게 될 뿐입니다.
예를 들어 외부 정책 요인의 변경이 필요하다면
정책 수립자의 가족을 납치하든가, 매일 방문을 하든가, 매수를 하든가 등등...
합법의 범위를 넘어서면 굉장히 옵션이 많아지죠.^^

PM으로서 무조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각오가 남달라지고 있습니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로 괴물이 되어가는 건 아닐까요?ㅡㅡ;

화려한 성공 뒤에 깨끗한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전쟁에서 이기려는데 피 한방울 흘리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죠...




진정 버려야 할 것은 '안 된다'는 사고 패턴이다.
그리고 취해야 할 것은 '되는 방법을 찾아 전달하는 습관'이다.
한 번 '안 된다'는 것을 용인하는 조직이 되면,
직원들은 '안 되는' 방법을 기를 쓰고 찾아낼 것이다.
심지어 '안 된다'는 것을 긴 보고서에 장황하게 쓰는 것을 장려하는 기업도 있다.
정말 해도 해도 '안 된다'는 결론이 내려진다면,
거기엔 보고서 따위가 붙을 이유가 없다.
'되는' 일에만 집중해도 모자랄 시간에,
'안 되는' 이유를 쓰느라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어디 있는가?

- 나가모리 시게노부 사장, '일본전산 이야기'에서
 
 
안된다는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은 늘 안되는 이유만 찾습니다.
그들은 그 문제를 해결해주면 또 안되는 이유를 찾습니다.
반대로 뭐든 할 수 있다는 사람들은 늘 되는 이유를 찾습니다.
장애물이 생기면 이에 굴하지 않고 반드시 된다는 각오로
그 문제를 어떻게든 풀어냅니다.

어떤 문화가 성공을 만들어내는 문화일까요?
여러분 상사들은 어떤 인재를 중용할까요?

Posted by Choi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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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UN 사무총장에게도 이런 어려움이 있었군요.
새삼 저의 무식함이 한탄스럽군요. 이 정도 일이면 기사에도 났을 텐데 전혀 기억이 없다니요.
아무튼... 누구에게나 시련은 있기 마련이고, 그 시련으로 인해 비로소 자신의 가치를 인식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요즘 저에게도 시련이 닥쳐 오네요...
미래에 대한 고민... 진로에 대한 고민...
견딜 수 없는 가벼움......

이런 과정을 거쳐야 좋은 PM이 되는 거겠죠?^^
좋은 하루 되세욧^^



한국인으로서 국제기구의 최고 책임자 자리에 오른 반기문 UN 사무총장.


지금이야 언론을 통해 그의 활약상을 자주 접하면서 '한국인 UN 사무총장'이라는 모습이 자연스러워졌지만, 사실 예전에는 청소년들의 장래희망이라는 '꿈'에서나 나왔던 자리였지요.


그 반총장에게도 예외 없이 '커다란 시련'은 있었습니다. 순탄하게 '최고의 자리'까지 오른 것은 아니었던 것이지요.
2001년 2월 그가 외교부 차관이었을 때, 한러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공동성명을 발표했는데, 그만 실수로 우리 정부가 '탄도탄 요격 미사일 조약'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1970년대에 미국과 소련이 맺은 그 조약에는 양국이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만들지 않는다는 내용도 들어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이 러시아와 손잡고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미국에 등을 돌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기까지 했습니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오해를 풀기 위해 반 차관은 해임됐습니다. 31년의 외교관 생활이 '불미스러운 퇴진'으로 끝나게된 그는 고통스러웠습니다. 그가 간신히 마음을 다잡고 지내고 있는데, 4개월 뒤 한승수 외무부 장관이 연락을 해왔습니다. UN 총회 의장으로 가게되었으니 의장 비서실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이었습니다. 문제는 그 자리가 보통 국장급이 가는 자리라는 데 있었습니다. 차관을 지냈던 반 총장으로서는 '초라해 보일 수'도 있는 자리였지요.
그러나 반 총장은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합니다. 사람들이 이런 저런 말을 할테지만 그런 뒷말에는 신경 쓰지 않고 담담히 자신의 길을 걷기로 결심한 것이었습니다.
 
그 때의 UN 총회 의장 비서실장 경험과 당시 만났던 사람들은 훗날 그가 UN 사무총장 선거전에서 이길 수 있는 결정적인 기반을 제공했습니다. 남들에게 초라해보이는 것이 두려워서 그 때 UN으로 가지 않겠다는 결정을 했었다면, 그는 UN 사무총장이 되기 힘들었을 겁니다.
시련은 누구에게나 찾아옵니다. 겨울에 앙상한 가지 뿐이었던 나무가 봄이 되면 아름다운 이파리들을 갖게 되듯이, 사람도 찾아온 시련 때문에 위축되거나 숨지 않고 담담하게 '할 일'을 한다면 결국 멋진 봄날도 찾아올 겁니다.
겨울나무의 앙상해보이는 모습은 결코 '초라함'이 아닙니다. 봄과 여름의 멋진 모습을 준비하는 '의미 있는 모습'입니다.

Posted by Choi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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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본전산 이야기가 많이 나오네요.
이런 성공사례들을 보고 들을 때마다 드는 의문은
왜 이런 상식적인 일이 다른 회사에서는 이뤄지지 않을까하는 점입니다.
Common Sense!
가장 보편타당한 기준인 상식 선에서의 일처리가 정말 어렵다는 것은 PM 업무를 하면서도 느끼는 것이지만...
안 되는 회사일수록 비상식적인 일이 당연스레 일어난다는 느낌입니다.
암튼.... 이 이야기는 일단 논외로 하죠.

PM이라면 6개월에 한번씩 이력서를 업데이트하라는 얘기 들어보셨죠?
저 역시 별볼일 없는 이력이나마 업데이트를 하고 있는데요.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 정말 쓸 게 없다는 겁니다.^^;
이력서에 그나마 가장 쓰기 쉬운 게 바로 교육이죠.^^
교육업체들 많쟎아요. 바쁘시더라도 짬을 내서 교육 다녀오는 게 남는 장사입니다.
돈 일, 이백만원 물론 큰 돈이지만 미래를 위해 하는 투자라면 전혀 아깝지 않게 생각해야 합니다.
나이 한살이라도 더 먹기 전에 교육들 많이 받으세요.^^

나가모리 사장은 직원 교육을 매우 중요시하고 그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한다. '교육이야말로 직원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복리후생 제도'라고 믿기 때문이다.
 
직원 교육을 통해 직원들이 성장하고 더 많은 결과를 내면 좋은 평가로 이어지고, 승급, 승진으로 이어진다. 또 회사는 그렇게 성장한 직원들의 역량에 의해 한층 더 발전하고, 결과적으로 직원들에게 더 좋은 대우를 해줄 수 있게 된다. (189p)
 
 
김성호 지음 '일본전산 이야기 - 불황기 10배 성장, 손대는 분야마다 세계 1위, 신화가 된 회사' 중에서 (쌤앤파커스)


1973년 네 명이 창고에서 시작해 현재 계열사 140개, 직원 13만 명의 기업으로 성장한 일본전산.
일본전산의 나가모리 사장은 "교육이야말로 직원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복리후생 제도이다"라고 말합니다. 교육이 직원 개인의 업무역량을 높여주고, 이는 훗날 그가 전직을 하거나 창업을 해도 그 직원의 '실력'으로 남기 때문입니다. 물론 직원의 능력이 높아지면 이는 자연스럽게 기업의 발전으로 연결되니 기업에게도 좋지요.
 
그래서 일본전산은 다른 비용은 줄이는 한이 있어도 직원 교육은 충실히 하려 애쓴다고 합니다. 1년 52주 중 35주를 토~일요일 1박2일짜리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참가여부는 자율에 맡깁니다.
물론 직장인들 중에는 돈을 투자해 교육을 시키는 회사에 불만을 표시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는커녕 어떻게든 빠지려하는 이들도 많지요.
 
이에 대해 일본전산 나가모리 사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교육과 자기계발에 게으른 사람일 수록 월급 타령하고 근무시간 타령을 한다. 유심히 관찰해보면 자기계발에 열심이고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은 그런 불평불만 따위는 하지 않는다. 언제든 월급 많이 받고 창의적, 압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나가모리 사장은 '성장'에 관심이 없는 사람일 수록 연봉, 휴일, 근무 시간을 중요시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임원이 되는 것(성장)을 목표로 하지 않는 사람은 필요 없으며, '편한 회사'가 아니라 '기회가 주어지는 회사'가 좋은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는 또 직원교육에 대해 '고졸 수준의 보통 사람을 우수한 인재로 만드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합니다. 회사를 키워나가며 보니 명문대 출신이거나 학교성적이 좋았던 사람이 반드시 인재가 되는 것은 아니었으며, 일 머리를 키울 수 있는 기회가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회사의 재무제표가 아니라 우수한 직원이 그 회사의 미래를 좌우한다고 믿습니다.
 
"교육이야말로 직원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복리후생 제도이다"라는 생각이 아마도 일본전산을 일류로 만들었고 그 직원들을 일류로 만들었을 겁니다.
 
* * *
위에서 소개해드린 책 '일본전산 이야기'는 북스MBA의 신규과정인 '초일류 일본기업 도요타와 일본전산에서 배우는 경영혁신 노하우' 과정의 교재 중 한 권입니다.
직장인 무료 독서교육 프로그램인 북스MBA에는 6월에도 회계 등 새로운 교육과정이 3개 신설되었습니다. 북스MBA와 함께 하며 업무능력을 높이세요.
북스MBA의 43개 독서교육 과정 보러가기
 

Posted by Choi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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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과 뉴턴을 통해 다시 보는 투기와 금융위기

인간의 광기라는 게 참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 드네요.

2009년 5월 27일 수요일

 


튤립에 대한 탐욕이 공공연하게 번져나가자 중간상인들은 비싼 값에 되팔기 위해 튤립을 계획적으로 사들였다. 이제 꽃 자체에 대한 거래가 아니라, 꽃을 살 수 있는 권리가 거래되기 시작했다. 튤립 알뿌리는 땅속에 심겨진 상태에서, 꽃을 살 수 있는 권리와 땅속에서 새로 돋아나는 새로운 알뿌리까지 거래의 대상이 된 것이다.
그러나 구매자는 자신이 무엇을 구매했는지 사실상 알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이런 거래는 순전히 투기에 지나지 않았다. 이런 옵션에 대한 거래에서는 계속 손바꿈이 일어났는데, 하루에 열 번씩이나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일도 적지 않았다. (40p)
 
 
게랄트 브라운베르거.베네딕트 페르 지음, 오승구 옮김 '한 권으로 읽는 경제위기의 패턴' 중에서 (웅진윙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다소 진정된 모습이지만, 여전히 GM의 파산보호 신청 전망 등 복병이 곳곳에 숨어 있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역사상 최초로 발생한 심각한 금융위기 중 하나로 '튤립광풍'을 꼽고 있지요. 당시의 시대를 살펴보면 튤립투기에 나섰던 사람들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지만, 아마 훗날에도 이번 금융위기 때의 우리 모습을 그렇게 보겠지요.
 
1630년대 중반의 네덜란드. 경제대국으로 황금기를 누리고 있던 그 나라에서는 귀족이나 상인, 농부, 어부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튤립 알뿌리 투기 광풍에 휘말려 있었습니다.
희소성과 아름다움에 의해 '부의 상징'으로 떠오른 튤립의 가격이 치솟자 너도 나도 투기에 나섰지요. 증식이 어려운 특성 때문에 폭발하는 수요에 공급이 못따라가 거래할 대상이 부족하자 '선물거래'의 모습도 등장했습니다. 알뿌리 현물 하나를 놓고 그 뿌리의 꽃을 살 수 있는 권리, 그 알뿌리에서 새롭게 돋을 새 알뿌리를 살 수 있는 권리까지 투기의 대상이 된 것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선물거래'의 특성상 직접 눈으로 보지도 못한 튤립을 매매해야했던 당시의 상황이 네덜란드 회화의 전성시대를 다시 열어주었다는 사실입니다. 아직 피지도 않은 튤립 꽃을 매수해야하는 사람을 위해 매도자가 화가를 통해 그 튤립의 꽃을 아름답게 그려서 보여준 것입니다. 튤립투기에 그림까지 이용된 것입니다.
 
튤립투기의 정점에서는 튤립 알뿌리 하나의 가격이 현재의 가치로 약 87,000유로에 달했다고 하니 1억5000만원이 넘었던 셈입니다.
물론 그 결말은 예상대로 였지요. 어느 순간 경매에서 매수자가 나오지 않았고, 그 소문이 순식간에 퍼져나가면서 튤립시장은 와해됐습니다. 가격은 폭락했고 파산자가 속출했습니다. 당시의 네덜란드가 경제대국이었기에 그나마 위기의 충격을 견뎌냈지만 결국 이를 계기로 네덜란드의 위상은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다는 평입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자신이 무엇을 구매했는지도 모르면서 그림 속의 튤립꽃을 보며 투기에 나섰던 당시의 네덜란드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어찌보면 이번 위기의 원인을 제공했던 파생금융상품도 비슷한 특징을 갖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워런 버핏이 2003년 파생상품을 '금융계의 대량학살무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던대로 말입니다.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이 18세기에 남해회사(South Sea Company) 거품에 휘말려 주식폭락으로 2만 파운드(약 20억원)의 손해를 입고 이렇게 말했다고 하지요.
"나는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지만, 인간의 광기는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네덜란드의 튤립투기 당시의 상황과 뉴턴의 말을 보며 금융과 인간의 광기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번 금융위기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알 수 없지만, 금융위기는 또 우리를 찾을테니까요.
 


 

Posted by Choi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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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의 경쟁상대는 닌텐도라는 말 들어 보셨죠?
지금 나의 경쟁상대는 누구일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경쟁상대가 누군지 모르겠다면....
당신은 최고의 자리에 올라 적이 없어 괴로워하는 독고구검 PM이거나,
적이 누군지도 모르는 애송이 PM임에 분명합니다.^^


지금 나의 경쟁상대는 누구인가... 업종간 벽이 무너지는 경쟁시대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9년 5월 20일 수요일

 


동아일보는 13∼15일 주류, 휴대전화, 게임, 식품 등 소비자와 밀접한 10개 분야 선호도 1위 브랜드 매니저를 대상으로 “지금 당신의 경쟁상대는 누구인가”를 물었다.
“우리가 1등이라서 경쟁상대가 없다”는 답을 준 곳은 하나도 없었다. 참이슬(엑스캔버스, 파브), 엔씨소프트(미국 드라마), 박카스(스타벅스), 애니콜(템플스테이, 책), 웅진코웨이(SK텔레콤, 싱가포르항공), 가그린(자일리톨 껌), 설화수(스파, 한의원) 등 대부분이 다른 업종에서 맞수를 꼽았다.
 
'참이슬 경쟁상대는 파브? 엔씨소프트 맞수는 미드?' 중에서 (동아일보, 2009.5.20)
 
 
"나이키의 경쟁상대는 닌텐도다."
예전에 마케팅 분야에서 회자됐던 표현입니다. 업종간 벽마저 무너지는 치열한 이종제품간의 경쟁을 나타낸 말로, 비슷한 제목의 책이 출간되기도 했었지요.
 
글로벌 스포츠용품 기업인 나이키. 오랫동안 급속히 증가하던 매출이 1990년대말 둔화될 기미가 보이자 긴장속에서 시장조사에 나섰습니다. 그 때의 결론이 바로 닌텐도에 주목해야한다는 것이었지요. 청소년들이 닌텐도에 빠지면 나이키 운동화 매출이 줄어든다는 논리였습니다. 아디다스 같은 동종 경쟁기업 뿐만 아니라 완전히 다른 업종의 기업도 중요한 경쟁상대가 될 수 있다는 신선한 시각이었지요.
 
이에 관련한 우리나라의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가 있네요. 동아일보가 10개 분야의 선호도 1위 브랜드 매니저를 대상으로 '경쟁상대'가 누구인지 물어 정리한 내용입니다.
소주업체인 진로의 참이슬은 엑스캔버스와 파브를 경쟁상대로 꼽았습니다. TV의 화질이 좋아지면서 직장인들이 퇴근후 한 잔보다 집에 가서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참이슬의 수요를 위협하는 것에는 다른 기업의 술 뿐만 아니라 화질이 좋아지고 있는 TV도 있다는 겁니다.
 
박카스의 브랜드 매니저는 경쟁상대로 비타500이 아닌 스타벅스를 꼽았습니다. 젊은이들이 고급커피에 손길이 자주 가면 갈 수록 자양강장제 드링크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비슷한 논리로 엔씨소프트는 미국 드라마를, 애니콜은 템플스테이와 책을, 웅진코웨이는 SK텔레콤과 싱가포르항공을, 가그린은 자일리톨 껌을, 설화수는 스파와 한의원 등 다른 업종에서 라이벌을 꼽았습니다.
 
이에 대해 "그러면 잘 나가는 기업은 무조건 경쟁상대가 되는 것이냐"는 비판도 나오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런 '업종이 무너져가는 경쟁'에 대한 시각은 새롭고 신선한 마케팅 전략을 가능하게 해줄 수 있습니다. 나이키는 아디다스만을, 에버랜드는 롯데월드만을 경쟁상대로 생각했을 때는 나오지 못했을 새로운 마케팅 기획이 가능해지고 그 만큼 새로운 고객을 찾아낼 수 있겠지요.
 
"지금 나의 경쟁상대는 누구인가?"
우리 경제노트 가족들도 한번 고민해보면 좋을 질문입니다.
 

Posted by Choi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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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군에서 장교로 복무했던 경험때문인지 행사를 할 때면 지나치게 세세한 것까지 신경을 쓰곤 하는데, 항상 부장님께 한소리씩 듣곤 합니다. 나는 원래 중요한 것을 놓치나보다라고 좌절하고 있었는데 제게 힘을 주는 글이네요.^^
디테일이 좋다고 모두 좋은 것은 아니지만, 좋은 것은 모두 디테일이 좋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저우언라이가 외국 손님과의 만찬에 앞서 자주 주방을 찾았던 이유는 준비상황을 알아보려는 것 말고도 또 있었다.
보통은 주방까지 행차해서 하는 첫마디가 "어이, 주방장. 국수 한 그릇 말아주게"였다. 처음에는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이를 몹시 의아하게 생각했다. '조금 있으면 정성껏 준비한 맛나는 연회 음식을 드실 텐데 갑자기 웬 국수를 달라고 하실까?' 그래서 하루는 한 사람이 용기를 내어 물었다.
 
"총리 각하, 식전에 국수는 왜 찾으십니까?"
"귀한 손님을 불러놓고 내가 배고프면 어떡하나. 그러면 먹는 데만 급급하게 될 것 아닌가." (169p)
 
 

왕중추 지음, 허유영 옮김 '디테일의 힘 - 작지만 강력한' 중에서 (올림)


누구나 '자질구레한 일' 보다는 '원대한 일'을 좋아합니다. 그래야 폼도 나보이고 그래야 스스로 만족하기도 쉬우니까요.
하지만 작은 일들을 무시하다가 끝까지 아무 일도 못하게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높은 자리에 오르고 나서 작은 일들을 간과하다가 커다란 실패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모두 작은 일들, 디테일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때문입니다.
 
많은 존경을 받았던 중국의 저우언라이(주은래) 전 총리. 그는 항상 "작은 일에 최선을 다해야 큰 일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비서들에게도 일의 세부적인 면까지 최대한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고, '아마도', '대충', '그럴 수도 있다' 는 등의 표현을 가장 싫어했습니다.
 
주은래의 국수 일화는 유명하지요. 그는 외국 손님과의 만찬이 있는 날이면 항상 직전에 주방을 찾았습니다. 그리고는 준비상황을 점검한 뒤 주방장에게 국수 한 그릇을 말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손님을 초대했는데 자신이 배가 고픈 상태로 식탁에 앉으면 식사하느라 급급해 손님을 챙기는데 소홀할까하는 마음에서였습니다. 그는 항상 연회장소에서는 먹는 시늉만 하면서 손님을 대접했습니다. 이런 세심함과 디테일을 챙기는 태도가 그를 존경받는 리더로 만들었을 겁니다.
 
"작은 일이 큰 일을 이루게 하고, 디테일이 완벽을 가능케 한다."
휴렛팩커드를 창업했던 데이비드 팩커드의 말입니다.
 
작은 일을 챙기기가 내키지 않거나, 지금 맡은 일이 너무 작게만 느껴져 의욕이 나지 않는다면, 주은래 총리의 국수를 떠올리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Choi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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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있게 퇴사하는 방법입니다.
제약회사는 이직률이 상대적으로 높죠.^^ 하지만 떠나는 사람의 모습은 가지각색입니다.
남들이 선망하는 회사, 우리 회사보다 좋은 회사로 옮기느냐, 아니냐의 여부를 떠나 후배들에게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떠나는 선배가 있는가 하면, 혀를 차게 하면서 떠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떠난 후에도 있는 욕, 없는 욕 다먹는 사람도 있습니다.
당신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품위있게 퇴사하는 방법이라....
이직을 검토하는 요즘인지라 참 가슴에 와 닿네요..


Rosabeth Moss Kanter    The Change Master 

How to Get Fired with Dignity
9:49 AM Wednesday May 13, 2009

Tags:Career planning, Managing yourself, Personal effectiveness

John Thain's resolute face popped off the front page of the Wall Street Journal recently. Fired from his post at the helm of Merrill Lynch by Bank of America, he now "fires back," the headline screamed. The Murdoch-era WSJ likes a good gun fight.

Fired, fire back, and fire again. I imagine that Thain, whom I met in Davos when he was still heading the New York Stock Exchange, has been seething ever since the short meeting a few months ago in which BofA CEO Ken Lewis asked him to resign. At first, WSJ reporter Susanne Craig writes, he was stoic, remaining silent. Now he is railing against being made a scapegoat, as he claims, for distributing billions of dollars in bonus money to Merrill executives, despite heavy losses, before the closing of BofA's takeover. Now he says that he was completely transparent about the losses and that paying the bonuses was part of the merger agreement.

But telling his side of the story many months later will not dampen the controversy surrounding him. To mix metaphors, he has moved out of the frying pan into the fire. The story is back in the public eye, and accusations of "he said/he said" are fanning the flames for another set of news cycles. Lewis or BofA executives won't leave the attacks unanswered, because their reputations are at stake, too. And Thain is back in the news without any new good news about a new accomplishment (except that he left Merrill in good shape, which is pretty good in this economy).

Who is right matters less than the fact that Thain has lost dignity and respect. A talented executive and, apparently, a good leader, Thain has been so tainted by a mess that gets messier that his prospects for further public leadership have diminished.

There's a lesson in this for anyone who is being fired for any reason in today's layoff-prone economy: Don't let this happen to you! Try to die with dignity (career-wise), because you will be resuscitated and rehabilitated faster if you do. Some principles:

Try to leave on good terms, even if it is means swallowing hard. If you can, leave doors open a crack. Make your public statements positive, to show that you always had the company's or organization's interests at heart. Reminisce about the good times rather than lashing out about feelings of unfair treatment.

If you are attacked for alleged misdeeds and there's another side to the story, get it out fast. Don't let it drag on. As John Kerry learned to his dismay (and loss of the 2004 presidential election), if you don't fight back when first attacked (e.g., the Swift Boat Veterans against Kerry), later defenses seem weak, and the controversy stays alive a lot longer. Having observed this, Barack Obama's campaign countered attacks at Internet speed, and negative publicity faded quickly.

Admit mistakes immediately and show that you have learned from them. Taking personal responsibility rather than blaming others can be disarming (back to those gun fight images again). You can always say that "if I knew then what I know now, I wouldn't have done it," whatever the "it" is.

Let your newest good accomplishments speak for themselves. To avoid bad stories about the past, create new stories. For example, if Thain had started a smart new anti-poverty program since leaving Merrill and Bank of America, he might be in the news for other reasons than executive bonuses.

Avoid burning bridges. I doubt that Thain will write a revenge book, the way Carly Fiorina did after being fired from Hewlett-Packard. But he made public accusations of mistreatment. The financial world is a small club, where people move from company to company, sit on the same Boards, and support the same charities. That's true in many sectors. The people you trashed when leaving in anger could pop up at the next company with job openings.

Of course, it's hard to get fired with dignity if those firing do it indiscriminately and painfully. And the fire-er can suffer along with the fire-ee, because other top people see the risks and flee the scene, draining talent and motivation. In the Thain/Lewis fight, Bank of America lost good Merrill people, and BofA took on a taint itself. Pulling out the big guns leaves casualties on all sides.


 

Posted by Choi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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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룰을 정할 수 있다는 것!
PM으로서 가장 재밌고 신나는 일이 되겠죠.
예를 들어 약효가 좋은 제품이라면 마케팅을 통해 약효를 이슈화하는 식으로 나의 틀 안에 적을 끌어들이는 것!
그것이 진정한 마케팅, 진정한 PM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Key Dr. 몇 명 있습니다." 하는 건 적절한 영업 마인드를 갖춘 걸 수도 있지만 좀 그렇쟎아요. ^^
PM도 물론 PM이기에 앞서 한사람의 MR로서의 기능도 갖추고 있겠지만
PM이라면 MR로서의 기능보다는 PM의 기능에 더 촛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PM의 역할에 대해 무척 혼란스러운 요즘입니다.
 
 
불리한 상황에서 승리하는 법... 다윗처럼 승부의 틀을 깨라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9.05.06)

A non-stop full-court press gives weak basketball teams a chance against far stronger teams. Why have so few adopted it?

'How David Beats Goliath' 중에서 (뉴요커, 2009.5.11)

 

 


며칠전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KCC가 우승을 차지했지요. 허재 KCC 감독은 이로서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차지하는 영광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고교시절 친구들이 농구를 잘한 덕분에 저도 농구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허재, 한만성, 이민형이 고교 친구들이었는데, 당시 국제대회에 출전했던 청소년 국가대표 선발 5자리 중 3자리를 이들이 차지했을 정도였으니까요.

워싱턴포스트 기자를 거쳐 지금은 뉴요커에 글을 쓰고 있는 말콤 글래드웰. '티핑 포인트'와 '블링크'로 유명한 그가 시사잡지 뉴요커 최신호에 농구와 관련해 흥미로운 글을 썼습니다. 농구 이야기지만 사실은 불리한 상황에 놓인 이를 위한 '승리의 방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글래드웰은 한 인도 출신의 미국 소프트웨어 사업가의 이야기로 글을 시작합니다. 1970년대 어느날 그는 자신의 딸을 포함해 12세 가량의 소녀들로 구성된 학교 농구팀의 코치를 맡아 전국대회에 출전하게 됐습니다.
인도 뭄바이에서 미국으로 유학을 왔던 그는 고국에서 크리켓과 축구를 해보았지만 농구는 경험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농구시합을 관찰했습니다.

그는 처음 미국의 농구시합을 구경한 날을 잊지 못합니다. 경기를 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너무도 어리석고 생각이 없어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농구선수들은 골을 넣으면 바로 자기편 코트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는 상대팀이 자신의 코트로 넘어오기를 기다렸습니다.농구장은 94피트나 됐지만 대부분 자기 코트인 24피트 내에서만 수비를 했습니다.

그는 이런 공수패턴에서는 신체조건이나 기술이 우세한 강팀이 항상 이길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딸의 농구팀 코치를 맡으면서 이런 '관습'을 깨기로 결심했지요. 그 팀이 약체였기 때문에 기존의 틀을 따르면 백전백패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가 택한 다른 전략은 '지속적인 풀 코트 압박 수비'였습니다. 그는 아이들에게 골을 넣은 후에도 자신의 코트로 물러가지 말고 상대방 코트에서 집중마크를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상대팀을 초조하게 만들어서 실책을 유도하겠다는 생각이었지요. 그 팀은 결국 전국대회에서 나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불가피하게 불리한 조건 하에서 승부를 겨루어야할 때를 종종 만납니다. 그럴 때 기존의 룰에 따라 싸우면 패배하기 쉽습니다. 그럴 때는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기존과는 다른 전략을 사용해야 합니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방법, 그 방법을 따르라는 겁니다.

정치학자인 이반 아렝귄-토프트은 지난 200년 동안 세계에서 벌어진 다윗과 골리앗의 전쟁을 분석했습니다. 인구와 군사력에서 10배 이상 차이가 난 전쟁들이 연구대상이었습니다.
분석 결과 골리앗의 승률은 71.5%였습니다. 하지만 강자의 룰에 따르지 않은 싸움을 분석해보니, 오히려 다윗이 63.6%의 승률을 기록했습니다. 'an unconventional strategy'를 사용해 승리한 약소국들의 승리도 많았던 겁니다.

불리한 조건에서 싸워야 할 때는 다윗을 떠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의 약점을 인정하고 골리앗에게 유리한 규칙을 뛰어넘어 새로운 시각에서 싸움을 바라본 다윗.
골리앗의 창검이 아니라 자신의 새총으로 승부를 건 다윗처럼 생각하면, 비록 불리한 조건이라해도 승리할 수 있습니다.
 

Posted by Choi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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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현대카드캐피탈의 경영방식이 맘에 듭니다.
거창하게 경영론까지 들먹이지는 않더라도 마케팅의 목적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고 한다면, 현대카드는 최소한 마케팅하는 방법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물론 저는 그 흔한 현대카드도 한장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이므로 불필요한 오해는 없었으면 합니다.
최근에 중앙일보에 난 기사입니다.
기억해 두고 싶어서 스크랩합니다.
디테일 경영... 디테일 마케팅....
제가 원하는 마케팅도 이런 건데.... 쉽지 않네요.^^



사장실과 화장실 수준차가 없다 [조인스] 현대카드캐피탈의 디테일 경영

고객 기념품, 지하주차장까지 최고 수준으로 만들어 … “디테일 강한 조직은 말이 필요 없어”

일류기업과 삼류기업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주차장 직원이 훈련이 잘돼 있으면 일류기업이다.
공짜 기념품이 간직할 만한 것이면 뛰어난 기업이다. 결국 사소한 것의 수준이 그 집단 전체를 보여준다.
경영의 시작이 비전(vision)이라면 끝은 디테일(detail)이다. 현대카드캐피탈은 이제 끝의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현대카드캐피탈(이하 현대카드)로부터 초콜릿 기념품을 받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놀랐다. 거추장스러운 포장 없이 심플한 박스에 담긴 벨기에산 수제 초콜릿은 현대카드의 카드 모양 종이로 깔끔하게 포장돼 있었다. 회사를 홍보하는 이 기념품은 현대카드의 디테일이 어느 정도 수준에 와 있는지를 보여준다.

초콜릿뿐 아니다. 지난 4월 8일 발간된 현대캐피탈의 CI/BI 매뉴얼은 현대카드의 말초동맥 관리가 본격적인 궤도에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총 130쪽에 이르는 이 책에는 광고전단, 포스터, 현수막 등 모든 인쇄 및 영상매체에 들어가는 사진, 도안, 글꼴, 디자인 등의 규격을 정해 놓고 있다.

얼핏 보면 무엇이 다른지도 모르겠고, 알고 봐도 크게 지장이 없어 보이는 부분까지 세밀하게 표시해 놓았다. 현대캐피탈의 백수정 브랜드관리실장은 “아무리 훌륭한 광고 도안과 멋진 디자인이 있어도 결국 현장조직에서 제대로 구현하지 않는다면 소비자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때론 회사에서 사소해 보이는 것이 소비자에게는 크게 보이기 때문이다. 디자인 경영으로 한동안 유명세를 탔던 현대카드는 요즘 사소한 것에 집착하고 있다. ‘그런 것까지…’라고 할 만한 것들도 그냥 두지 않는다.

화장실·엘리베이터·식당 모든 곳 세심하게 배려

현대카드의 ‘디테일 경영’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서울 여의도에 있는 현대카드 사옥이다. 일단 지하 주차장부터 다르다. ‘You&I’ 서체로 통일된 표지판과 환하고 깔끔한 지하주차장 로비는 다른 어떤 빌딩에서도 볼 수 없는 광경이다. 1층 로비도 허투루 놔둔 것이 없다.

직원용 자전거는 영국제 스트라이다(STRIDA)다. 점심시간에 직원들이 주로 탄다. 로비 한쪽에 있는 M카페는 국내 사무실용 빌딩 1층에 있는 카페 중 가장 뛰어난 곳으로 꼽힌다. 덴마크의 대표적 디자이너인 베르너 펜톤이 디자인한 의자 등 작품이 손님들을 맞는다. 인테리어는 현대카드의 문법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이 회사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고 있다. 2관으로 리모델링하고 있는 바로 옆 건물에는 아예 바(bar)를 설치할 계획이다. 정태영 사장의 요즘 고민은 그 바에 쓸 컵과 잔을 고르는 것이다. 정 사장은 “마음에 드는 것이 없어 직접 제작할까 한다”며 시안 디자인을 보여줬다.

1층 화장실도 들러볼 필요가 있다. 천장에서부터 내려오는 수도꼭지는 낯선 모양의 세면대와 수직으로 마주친다. 화장실이 좀 호사스러운 느낌이다. 엘리베이터 앞에 서면 다소 당황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 딱 두 세트밖에 없다는 이 엘리베이터는 바깥에서 자기가 갈 층을 눌러야 한다. 안에 타면 층을 누르는 버튼이 없다. 엘리베이터의 내부는 여느 것과 완전히 다르다.

창의력 없는 디테일은 획일적인 보급품

현대카드 측은 이 엘리베이터 설치 후 대기시간이 종전의 일반 엘리베이터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2관에 설치하는 것은 이 엘리베이터에 비해 30% 시간이 더 준다고 말한다. 사무실로 올라가기 전 사원식당도 들러볼 만하다. 식당 전체적인 느낌은 단체배식을 위한 구내식당 분위기와 좀 다르다.

화이트 톤의 식탁에 오픈 키친을 적용해 고급 뷔페식당 분위기를 냈다. 주방장은 특급호텔 출신이다. 사무실 공간도 남다르다. 우선 사장을 포함한 모든 임원실의 크기가 같다. 방의 크기로 권위를 나타내던 형식에서 벗어났고 규격화된 방을 씀으로써 임원 인사이동 때도 사무가구 등의 낭비가 없다.

직원들의 사무공간도 사무실에서 흔히 쓰는 전형적인 회색 톤이 아니라 화이트 톤으로 밝고 모던하게 만들었다. 회의실은 특급호텔 비즈니스 라운지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강당은 세련되기도 했지만 바닥에 미식축구장처럼 눈금표시를 해 자리배치 때 편리하도록 해 놨다. 직원 휴게실은 웬만한 카페보다 낫다.

2관 휴게실은 항공사의 비즈니스 라운지보다 고급스럽다. 그러면서도 현대카드 특유의 디테일이 녹아 있다. 사무실에 놓인 메모패드나 스테이플러, 머그컵도 현대카드만의 것이다. 여느 회사처럼 평범한 제품에 로고만 박은 것이 아니다. 로고를 가려도 현대카드의 제품임을 알 수 있을 정도다.

사실 빌딩 전체가 이런 식으로 통일된 느낌을 가지고 있다. 화장실부터 사장실까지 수준 차이가 거의 없다. 유형(有形)의 디테일뿐 아니다. 사실 이런 유형의 디테일은 무형의 디테일을 만든다. 최근 명품업체 루이뷔통이나 미술품 경매업체 크리스티와의 행사에서 상대방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것도 이런 기업문화가 자리 잡은 결과다.

지난해 크리스티와 함께 한 와인 시음행사 책임자는 “우리가 행사를 같이 한 파트너 중 여기가 최고”라고 말했다. 수년째 이어진 수퍼매치, 수퍼콘서트 등 현대카드가 주최한 행사가 높은 수준으로 호평 받는 것도 마찬가지다. 최고의 식당, 엘리베이터, 휴게실을 가진 회사가 업무에서도 최고의 결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꼼꼼한 디테일 경영은 커뮤니케이션이 자유롭지 않으면 달성되기 어렵다. CEO 혼자서 이 꼼꼼한 것을 만기총람(萬機總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대카드도 그런 점을 알고 있다. 실·본부장이 월별 실적을 사장에게 e-메일로 보고하는 것이나 회의실에 정해진 자리가 없는 것도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하게 하기 위한 조치다.

정 사장도 남는 자리에 대충 앉는다. 퇴근이나 휴가 사용에 눈치를 보는 일은 더 이상 없다. 정 사장은 “3~4년 전에 장기휴가로 배낭여행을 다녀온 직원을 임원이 핀잔 주기에 직접 가서 임원에게 경고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자유롭고 창의적이지 않은 디테일은 획일적인 보급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높은 수준의 디테일은 수준 높은 조직문화가 필수조건이다. 디테일을 중시하는 경영은 그래서 일류업체에서만 발견할 수 있다.

“디테일은 고객과 멋지게 대화하는 방법론”
인터뷰 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 사장

 
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 사장과의 인터뷰는 지난해 11월 재계의 화제를 불렀던 초콜릿 기념품 얘기로부터 시작됐다. 받은 사람들이 한결같이 다 놀랐다는 선물. 현대카드 모양의 종이에 싼 벨기에산 수제 초콜릿이 미니멀한 박스에 담긴 것이었다.

>> 초콜릿을 보고 놀랐다.
“내 아이디어가 아니고 외국의 어떤 기업에서 본 거다. 디테일은 떨어졌지만 아이디어가 좋아서 창조적으로 재개발한 거다.”

>> 좋긴 한데 너무 지엽말단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아닌가?
“더 중요하고 급한 일도 안 놓친다. 국·영·수 잘하면서 암기과목도 잘해야 우등생 아니냐? 회사는 적자에, 금융위기에 휘청거리면서 선물용 초콜릿만 좋다면 문제가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 본질적인 것에 더 신경 쓰는 게 낫지 않나?
“이게 본질적인 거다. 회사를 경영하는 것은 큰 전략적인 비전과 디테일을 다 보지 않으면 안 된다. 만날 비전만 얘기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나? 사장은 계속 떠들지만 회사는 변하지 않는다. 디테일이 받쳐줘야 전략이나 비전이 실행된다.”

>> 디테일이 본질이란 말인가?
“경영학에서 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이란 말이 있다. 우리가 강조하는 디테일은 고객과의 접점, 직원과의 접점에 있는 것들이다. 이게 사소한 일인가? 경영자는 경영철학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소비자는 사소한 판촉물, 전단지로 그 회사를 만난다. 직원은 사장의 현란한 철학보다 사무공간, 식당, 화장실, 처우 등을 통해 회사와 사장을 평가한다.”

>> 어떻게 해야 회사의 철학이 화장실과 판촉물에까지 도달할 수 있나?
“명확하고 일관된 철학과 비전이 우선 필요하다. 자주 바꾸거나 왔다 갔다 하면 흐트러진다. 가늠자의 1㎜ 오차가 목표물에서는 수 ㎞ 오차가 되는 것이다. 둘째, 강력한 실행의지가 필요하다. 수압이 높아야 수도꼭지까지 물이 흘러간다. 셋째, 초기에는 직접 실무를 챙겨야(hands-on) 한다. 지시만 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다. 얼마 전에 현대카드 홈페이지 개편 때는 내가 실무자와 함께 한 줄 한 줄 직접 검토했다. 요즘은 이런 일이 거의 없다. 이제 워낙 잘 알아서 하니까.”

>> 안 보이는 인프라도 필요할 것 같은데….
“CEO의 말이 아래까지 도달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한 말을 지켜야 한다. 휴가 마음대로 써도 된다고 했으면 휴가 가도 문제가 없어야 한다. 직원들에게 내 앞에서 담배 피워도 된다고 했으면 회의하다가도 맞담배 피워도 괜찮아야 한다. 그런 사람에게 ‘왜 그렇게 눈치가 없어?’ 이런 분위기가 되면 안 된다. 이런 사소한 게 안 지켜지면 사장이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안 믿는다.”

>> 너무 예민해서 그런 것 아닌가?
“오히려 우리 기업들이 너무 무관심한 거다. 얼마 전 미술품 경매업체 크리스티와 행사를 했는데 그 사람들이 우리 행사 준비 수준을 보고 깜짝 놀라더라. 루이뷔통도 얼마 전 행사에서 필기구와 동시통역기를 루이뷔통 박스에 넣어 배치한 걸 보고 감탄했다. 글로벌 기업은 그런 사소한 배려에 녹는다. 사람 볼 때 뭐 보고 판단하나? 인사성, 눈빛, 옷차림, 태도 이런 거 아닌가? 디테일이 다 그런 거다.”

>> 한국에 두 세트뿐인 엘리베이터를 꼭 설치할 필요까지 있나?
“기다리는 시간이 준다. 타는 사람이 기분 좋다. 특별한 대우를 받는 직원이 평범하게 일할 리 있겠나? 비용은 좀 더 들지만 10년 이상 쓴다고 하면 연간으로 큰 차이 안 난다. 이런 거 아끼기보다는 잘못된 결정을 피하고, 술값을 줄이는 게 낫다.”

>> 사소한 것까지 챙기면서 직원들에게 잘해 주는 이유는 뭔가?
“회사가 잘되려면 직원에게 잘해 주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있나? 이런 걸 통해 나는 직원들이 어떤 메시지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직원들 모아 놓고 ‘더 열심히 해라, 더 좋은 성적 내자’고 한다고 더 좋아지나? 기념품이든 초콜릿이든 우리 회사는 최고만 고집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이석호 기자 luk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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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의 차이를 중시할 때 팀워크가 살아난다

개인의 특성이 무시되는 획일화된 조직 보다
개인의 차이를 중시할 때 팀워크를 기대할 수 있다.
팀의 성공을 위해서는
조직 구성원들이 지닌 성향과 능력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러한 차이를 강조하고 상호 교류로 시너지를 내도록 함으로써
팀 성과를 높이는 힘을 얻을 수 있다.

- 그레고리 후츠소 박사(Toos for team excellence)


 

다양한 사람이 모이면 크고 작은 문제와 갈등은 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좋은 팀워크는 아무런 문제도 없는 조용한 조직보다
구성원간 의견의 충돌과 갈등의 해소가 끊이지 않는 시끄러운 조직에서 더 잘 형성됩니다.
갈등을 회피하려는 지나친 배려가 팀웍을 해칩니다.
팀 분위기에 지나치게 얽매이게 되면 서로의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하지 못하고
의견의 충돌을 회피하는데 더 큰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팀웍 형성을 위해선 제 목소리를 내게 만들어줘야 합니다. (‘프렌드십 경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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