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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블로그 주인장 Choi PM 입니다. 본 블로그는 제가 정신줄 놓기 전에 제약 PM업무와 관련한 정보와 노하우를 기록해 보고자 만든 공간입니다. 블로그를 통해 제약업계의 여~러분과 좋은 인연되길 바랍니다.^^ flanaria@naver.com Since2007/10/14 Choi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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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는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죠.
우리는 지금 과거의 실수들을 계속 반복하고 있진 않은지 돌아볼 일입니다.
 
'알펜시아의 교훈'에서 우리는 배울 수 있을까  
 
 
 
연간 이자만 400억 원씩 내며 ‘애물단지’ 취급을 받아 온 알펜시아리조트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성공으로 부동산 업계 최대 ‘수혜주’로 꼽히며 회생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리조트는 강원도가 ‘세계 최고 수준의 꿈의 리조트’를 짓겠다며 2004년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와 수하리 일대 489만2560m²에 1조6900억 원을 들여 조성했다. 그러나 2007년 올림픽 유치 실패로 고급 빌라, 콘도 등에 대한 분양이 난항을 겪었고 시행사인 강원도개발공사는 총 7000억 원의 빚을 지게 됐다.

현지 부동산 업계는 올림픽 호재로 ‘알펜시아리조트’ 분양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분양이 가장 저조했던 고급 빌라에 대한 문의가 개최지 선정 직후 늘고 있어 분양 관계자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이 빌라는 전용면적 287∼551m², 268채 규모로 조성되며 분양가가 20억∼40억 원에 달하는 고급 주택이다.


'애물단지 알펜시아, 보물단지 되나' 중에서 (동아일보, 2011.7.8)

 

작년 5월초, 가족여행을 위해 용평을 다녀왔습니다. 역시 강원도의 자연은 훌륭했습니다. 용평 버찌힐이라는 곳에 묵으며 주변 이곳 저곳을 다녔습니다. 하루는 차를 타고 가는데 저멀리 '동화속 리조트'같은 건물들이 보이더군요. 멀리서 보아도 눈에 띄게 화려해서 잠시 잘못본 건가 생각했을 정도였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가보기로 했습니다.


'알펜시아'였습니다. 당시만해도 저는 알펜시아를 잘은 몰랐습니다. 신문에서 이름만 몇번 들어본게 전부였습니다. 리조트로 들어서면서 먼저 그 규모와 화려함에 놀랐고, 곧이어 누군지 모르지만 이렇게 화려한 리조트로 수익을 낼 수 있을까 걱정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묵고 있던 용평리조트도 시기가 5월임을 감안하더라도 이용자가 너무 적어 괜히 걱정스러웠는데, 알펜시아는 용평리조트보다 훨씬 고급스럽게 지어놓았으니 어느 회사인지 몰라도 참 큰일이겠구나라 생각했지요.

아이에게 음료수를 사주러 세븐일레븐인가 하는 편의점에 들어갔습니다. 서울 시내 점포의 다섯배는 되어보이는 커다란 매장에 우리 가족 외에는 손님이 한명도 없었습니다. 나와보니 한쪽에 공연장으로 보이는 시설의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그 역시 얼핏 보기에도 너무 고급스럽게 짓고 있더군요. 이 공연장을 일년에 몇번이나 사용할까, 관객들이 올까, 이익은 커녕 직원 월급 등 운영비라도 나올 수 있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한바퀴 둘러보니 인터컨티넨탈호텔과 홀리데이인도 들어와 있더군요. 인터컨티넨탈호텔 로비로 들어가보았습니다. 소파에는 고급빌라 분양 안내 팜플렛이 놓여있었습니다. 고급스럽기는 했지만 한 채가 20억원~40억원씩이나 하는데 일년에 얼마나 사용한다고 누가 이런 비싼 빌라를 구입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 시내 고급 주상복합의 가격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그 광고지를 자세히 보다 깜짝 놀랐습니다. 알펜시아라는 리조트를 지은 주체가 '강원도개발공사'라는 강원도 산하 공기업이었던 겁니다. 순간 그 '무책임'에 분통이 터졌습니다.


서울에 돌아와 알펜시아에 대해 검색해보았습니다. 강원도개발공사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약 1조 7천억 원을 쏟아부었지만 고급 리조트 분양 실패로 부채가 7천억원에 달해 파산 직전이라는 기사가 있더군요. 강원도개발공사가 내야하는 연간 이자만 400억원. 그 돈이면 도내 소년소녀가장이나 독거노인 등을 얼마나 많이 지원해줄 수 있을까...
그런데 분양이 잘 안돼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고 오히려 성과급 잔치를 벌이거나 공짜 골프까지 즐겼다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믿어지지가 않았지요. 작년만해도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되기 한참 전이었으니, 강원도가 이 '사태'를 도대체 어떻게 책임지고 해결할지 화가 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최근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기사에 이어 '애물단지 알펜시아, 보물단지 되나'라는 동아일보의 기사를 보며 1년 전 보았던 알펜시아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유치성공 소식을 접하며 국가 브랜드 제고 등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알뜰하게 효율적으로 동계올림픽을 주최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예산낭비'에 대한 걱정은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일부 정치인과 공무원들의 무책임한 예산집행을 지금까지 너무도 많이 보아왔기 때문일 겁니다. 예산을 자의적으로 쓰며 시설과 도로등을 일단 만들고 난뒤, 올림픽이 끝나면 투입된 돈의 이자는 커녕 운영비도 나오지 않아 지속적으로 '만성적자'를 감내해야하는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됩니다. 나가노, 밴쿠버 등 동계올림픽 개최지들의 적자 폭이 갈 수록 커지고 있다는 보도도 우리가 꼭 명심하고 참고해야할 내용입니다.


'공유재산의 비극'(tragedy of the commons), 도덕적 해이... 자신의 돈이라면, 회사의 돈이라면, 누구도 방만하게 쓰지 않습니다. 그랬다가는 개인이 파산하거나, 회사가 망하기 때문입니다. 명확합니다. 그게 '책임'입니다.
그런데 일부 정치인이나 공무원의 예산낭비는 없어지지가 않습니다. 지금껏 제대로 책임을 묻지 못해왔기 때문입니다. 규모를 키울 수록, 거창하게 만들 수록 지역의 정치인은 '업적'이 생겨서 좋고, 공무원들은 '힘'이 생겨서 좋습니다. 자기 돈도 아니니 개인적으로는 손해볼 일도 없습니다. 실패하더라도 조용히 지나가기만 기다리면 됩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래왔지요. 만약에 이번 세번째 유치신청을 포기했었거나, 지난번의 소치처럼 뜻밖의 경쟁자가 나타나 탈락했더라면 알펜시아는 강원도민의, 그리고 아마도 국민 모두의 주머니를 털어갔을 겁니다. 부채규모가 강원도가 해결할 수 있는 규모가 아니었으니까요.


올림픽 유치 이후 알펜시아 고급 빌라에 투자문의가 늘고 있다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외국인이나 여유 있는 국내 부자들이 매입에 나서 강원도개발공사의 부채가 해결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설사 알펜시아 사태가 해결이 된다고 해도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남아있습니다. 정부가 앞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지원특별법을 통해 막대한 예산(국민이 내는 세금)을 쓸 예정이라는 사실입니다.


정치인과 공무원들은 '알펜시아의 교훈'에서 무엇을 배웠을까. "올림픽 유치가 확정되기도 전인 2004년~2009년에 1조 7천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무모하게 집행했던 것은 '도박'이었음을 배웠으니 앞으로는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기 위해 예산을 내 돈처럼 꼼꼼히 따져보고 절약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을까요.

"거봐. 이렇게 통크게 건물도 짓고 그랬더니 IOC 위원들도 감동을 받아 결국 올림픽 유치에 성공했잖아. 그동안 대책 없이 가슴 졸이긴 했지만, 역시 우리가 옳았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야지요. 마침 내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있습니다.
그들이 '알펜시아의 교훈'에서 제대로 배우도록 우리 국민들이 정치인을 제대로 뽑고 감시하고 견제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가능할까요.


 
 

Posted by Choi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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