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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블로그 주인장 Choi PM 입니다. 본 블로그는 제가 정신줄 놓기 전에 제약 PM업무와 관련한 정보와 노하우를 기록해 보고자 만든 공간입니다. 블로그를 통해 제약업계의 여~러분과 좋은 인연되길 바랍니다.^^ flanaria@naver.com Since2007/10/14 Choi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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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의료계의 최대 화두는 건국대학교 재단이 병원 교수 2명을 해임한 사건입니다. 이 대학병원 심장내과의 유규형, 한성우 교수가 흉부외과의 동료 교수가 개발한 수술법에 대한 부작용을 외부에 알려서 대학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것이 해임 사유입니다. 위 사진은 건국대병원 간호사가 병원 진료안내표에서 두 교수의 이름표를 떼어내는 장면입니다.

소식이 알려지자 대한심장학회와 대한고혈압학회가 대학교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대학 측에 해임 취소와 두 교수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건국대병원 내과교수들은 전체 의대 교수와 전임강사들에게 대학 측의 해임에 반대하는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각종 교수 단체들도 대응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사건의 고갱이에 저희 코메디닷컴이 있기 때문에 자초지종을 설명해야 하겠습니다. 문제의 발단에는 우리나라에서 심장수술 분야의 명의로 꼽히는 송명근 교수가 있습니다. 송 교수는 서울대 의대 재학 때부터 열정과 재능으로 유명했으며 국내 최초로 심장이식 수술에 성공했고 수많은 기록을 갖고 있는 흉부외과의 대가입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심장 판막 환자에게 자신이 개발한 의료부품을 이용한 새 수술을 시도했습니다. 송 교수에 따르면 새 수술법은 이전 수술과 달리 한번 수술 받으면 평생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되고 재수술도 받지 않아도 되는 획기적인 것입니다. 그러나 동료 의사들은 송 교수의 주장과 수술법의 효과 및 안전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흉부외과학회에서도 그렇게 판단했는데 송 교수는 이를 시기심 때문이라고 무시해 왔습니다.

이런 와중에서 송 교수가 근무하고 있던 서울아산병원에서 부작용 사례가 속출하자 병원 차원에서 자체 조사에 들어갔고, 송 교수는 건국대병원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송 교수는 학계 내에서 새 수술법에 대해 논란이 커지고 있을 때 자신이 개발한 의료부품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며 이를 통해 벌게 되는 수익금의 대부분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발표합니다. 송 교수는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표상이 되었지요. 신문, 방송에서는 연일 찬사를 쏟아냈습니다.

그러나 코메디닷컴에는 여러 교수들과 환자들의 제보가 들어왔고 2008년 흉부외과 학회에서 의학자들이 송 교수에게 수술법의 적응점, 안전성, 효과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계기로 이 사안을 보도한 것입니다. 영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 비난이 쏟아질 것이고 소송이 따를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과학의 원리와 환자의 생명을 위해 험난한 길을 선택했습니다.

저희 기자들이 접촉한 취재원이 100명은 넘을 듯합니다. 특히 강경훈 기자는 몇 달을 휴일 없이 취재에 몰두하는 것을 되풀이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해임된 두 교수는 거듭된 취재 요청을 거부했습니다. 두 교수는 언론을 피하고 학자로서의 방법을 택했습니다. 병원 측에 거듭 문제를 제기했지만 묵살되자 유럽흉부학회에 논문을 제출했습니다. 이 사실을 안 송 교수와 병원이 유럽흉부학회에 “논문에 문제가 있다”며 게재 철회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두 교수는 또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부작용에 대해 보고를 했는데, 식약청은 “문제가 없다”며 오히려 대학 당국에 이 교수들의 신원을 알려줬습니다.

코메디닷컴은 의학자들이 좋은 치료법을 개발해서 많은 사람을 살리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그 과정은 과학의 원리에 따라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믿습니다. 고(故) 칼 세이건이 “과학자는 언제나 틀릴 수 있기에 최대한 여러 의견을 폭넓게 수용해야 하며 무자비할 정도로 자기 비판적 태도를 갖는 것이 의무”라고 말한 것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특히 생명이 걸린 의학 분야에서 독단을 고집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갑니다. 과학의 금언 중 하나가 ‘권위자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저희 코메디닷컴은 이번 사태가 대한민국 의학사의 시금석, 이정표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사람을 위한 의학, 대한민국의 수많은 양심적 의사들과 마찬가지로 코메디닷컴도 그것을 꿈꿉니다.

Posted by Choi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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