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전능한 제 3자의 존재를 부정하고 상대방을 배려해야만 이기는 게임의 룰
<위 그림은 2015년 메이저리그의 연봉 순위에 관한 연합뉴스 기사의 인포그래픽입니다.>
오늘은 야구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최근 야구에 관심이 좀 생겨서 이런 저런 기사들을 읽고 있는데요.
아직 꼬꼬마 수준이긴 하지만 기사나 칼럼 읽으면서 새로운 용어도 하나씩 배우고, 나름 재미가 쏠쏠하네요.
소개드리려고 하는 이야기는 바로 MLB(Major League Baseball)의 "연봉 조정 심판 제도"입니다.
1972년 MLB의 선수 노조위원장이었던 마빈 밀러에 의해 도입된 이 제도는 MLB 3년차 이상 6년차 미만의 선수들에게 적용되는 제도인데요, 구단이 제시한 연봉에 불만이 있을 경우 연봉 조정을 신청하면 제 3자인 연봉 조정 위원회가 중재를 하는 시스템입니다. 구단이 보통 6대 4 정도로 이기는 비율이 높았다는데, 최근에는 거의 대부분 협의 과정에서 연봉 계약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우리 나라에도 연봉 조정 제도가 있는데요, 2002년의 유지현 선수를 제외하고는 2015년 현재까지 선수 측이 연봉 조정 심판에서 이긴 사례가 한건도 없다고 하네요. 2010년 타격 7관왕을 했던 롯데의 이대호 선수조차도 구단 측에 패했다고 할 정도니깐 좀 지나치게 선수 측에 불리한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왜 그런가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왜 미국은 선수 승률이 비교적 높고, 한국은 구단 승률이 압도적일까? 왜 미국은 최근 들어 조정 심판 전에 연봉 계약이 이뤄질까? 그 답은 바로 시스템의 차이에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 보죠.
한 구단은 5억원의 연봉을 제시했고 선수는 10억원의 연봉을 제시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럴 경우 우리 나라에서는 조정 제도를 통해 7억 5천만원을 중심으로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결정이 되는 게 일반적이겠죠. 아마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대부분의 분들께서도 그렇게 될 거라고 짐작하시겠죠?^^
하지만 MLB의 시스템은 우리나라와 아주 약간 달랐습니다. 양측의 연봉액 중간 어디쯤에서 결정하는 게 아니라 양측의 제시액 중 하나의 결론을 선택해서 계약을 강제하는 형태인 거죠. 다시 말하자면 구단의 주장을 받아들여 5억원에 계약을 하거나, 선수의 주장을 받아들여 10억원에 계약을 해야하는 겁니다.
사실 별거 아닌 차이같은데 왜 이런 큰 차이가 발생했을까요?
생각해보니 그것은 바로 양측의 태도 차이였습니다. 한국의 경우처럼 중간에서 연봉액을 결정하게 된다면 구단측은 최대한 낮게, 선수측은 최대한 높게 부르는게 유리하죠. 당연히 연봉 협상은 난항을 겪게 될 겁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처럼 둘 중의 어느 한 입장만을 채택해 버리면 구단측은 너무 낮게 불렀다가 선수의 주장대로 되버릴까봐 선수의 입장을 고려해야 하고, 선수 역시 구단과 마찬가지로 너무 높게 부르는 것을 참을 수 밖에 없게 되죠.
저는 이것을 "전지전능한 제 3자의 존재를 부정하고 상대방을 배려해야만 이기는 게임의 룰"이라고 부를까 합니다.
마케팅에 어떻게 적용할지 생각 중입니다.^^
좋은 아이디어 있으신 분 의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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